아동권리교육, 아이들은 '권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권리를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권리 감수성은 공감과 존중에서 시작된다

권리를 아는 교육에서 권리를 이해하는 교육으로

권리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존중받으며 살아가기 위한 가치로 이해되어야 한다.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하던 중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선생님, 우리에게는 놀 권리가 있으니까 수업은 안 들어도 되지 않나요?"

순간 교실에는 웃음이 흘렀지만, 필자는 그 질문을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아이는 자신의 권리를 알고 있었지만, 권리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에게 놀 권리와 쉴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학교 수업을 거부하거나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외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권리는 상황과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다른 사람의 권리와 공동체의 질서 속에서 함께 존중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가진다.

 

이 질문은 한 아이만의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권리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 정도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권리를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권리교육의 오해는 어디에서 시작될까

 

권리는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기본적인 가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권리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단순한 의미로 전달된다면 권리에 대한 이해는 쉽게 왜곡될 수 있다.

 

필자는 아동권리교육을 진행하면서 "놀 권리가 있으니까 수업을 안 들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 외에도 "내 권리니까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친구가 싫으면 같이 놀지 않을 권리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이러한 질문은 권리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질문을 틀렸다고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권리의 본질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육이다.

 

권리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기도 하다. 나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친구의 권리도 존중받아야 하며, 서로의 권리가 조화를 이룰 때 공동체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권리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존중받으며 살아가기 위한 가치로 이해되어야 한다.

 

아동의 권리 감수성은 어떻게 길러질까

 

권리 감수성이란 자신의 권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까지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권리를 아는 것과 권리를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다.

 

예를 들어 친구가 놀림을 당하는 상황을 보고 "그건 친구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이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 권리 감수성이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친구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거나, 차이를 이유로 배제하지 않는 행동 역시 권리 감수성의 실천이다.

 

이러한 감수성은 교과서만으로 길러지지 않는다. 친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 학급회의에서 의견을 나누는 과정, 놀이와 토론 활동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경험이 반복될 때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특히 아동권리교육은 아이들이 권리를 암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일상에서 경험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는 경험은 권리를 생활 속 가치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다.

 

권리교육은 공감과 존중을 배우는 교육이어야 한다

 

아동권리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를 기르는 데 있다. 학교에서 친구의 발표를 끝까지 들어주는 행동, 차례를 기다리는 태도,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배려하는 작은 실천은 모두 권리교육의 연장선에 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공감 능력과 공동체 의식을 키우며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가정에서도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는 일이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질문과 함께 "친구는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묻는 대화는 권리를 자기중심적으로 이해하는 데서 벗어나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시각을 넓혀 준다.

 

권리를 아는 교육에서 권리를 이해하는 교육으로

 

"선생님, 우리에게는 놀 권리가 있으니까 수업은 안 들어도 되지 않나요?"라는 질문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권리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던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 질문을 출발점으로 권리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찾아가는 교육이다.

 

아동권리교육은 권리를 알려주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권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와 조화를 이루며 실천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배우는 교육이어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타인의 권리를 존중할 줄 아는 아이, 그 아이가 바로 아동권리교육이 길러내야 할 민주시민의 모습일 것이다.

 

 

 

작성 2026.08.05 08:46 수정 2026.08.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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