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로 바라본 모압, 심판 속에서도 남은 하나님의 긍휼
"공의는 심판을 세우지만, 긍휼은 돌아올 길을 남긴다."
이사야 16장은 모압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을 예언하는 말씀이다. 그러나 이 장은 단순히 한 나라의 멸망을 선언하는 예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판의 한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마음은 눈물로 젖어 있다. 죄에 대한 공의로운 심판과 회개를 기다리는 긍휼이 함께 흐르는 장면이다.
모압은 오랫동안 교만과 우상숭배, 자기 힘을 의지하는 삶을 살아왔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어린양을 보내며 평화를 구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라고 권하셨다. 이는 단순한 조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앞에 자신을 낮추라는 초청이었다. 그러나 모압은 끝내 교만을 버리지 못했다.
본문은 "우리가 모압의 교만을 들었나니 심히 교만하도다"라고 반복하여 말한다. 교만은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신뢰하는 마음이다. 사람은 자신의 지혜와 재산, 권력과 경험을 의지하기 시작할 때 하나님을 점점 잊어버린다. 결국 교만은 심판의 문을 여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모압의 풍성했던 포도원은 황폐해지고, 노랫소리는 탄식으로 변한다. 경제적 번영도, 화려한 문화도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한다. 인간이 쌓아 올린 모든 자랑은 하나님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하나님의 반응이다. 하나님은 모압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내 마음이 모압을 위하여 수금 같이 소리를 발한다"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부모가 자녀를 향해 우는 것 같은 애통함이다. 하나님은 죄는 미워하시지만 죄인이 멸망하는 것은 기뻐하지 않으신다. 심판 속에서도 회개하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드러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모압의 모습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무엇을 가장 의지하며 살아가는가. 성공과 재산, 명예와 능력이 하나님보다 앞서 있다면 그것 역시 현대판 모압의 교만일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신다. 겉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보다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삶을 원하신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배워야 한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다. 누군가의 실패를 보며 정죄하기보다 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에 더 가깝다. 심판의 메시지 속에서도 긍휼을 품으시는 하나님의 성품은 오늘 교회와 성도가 닮아야 할 모습이다.
이사야는 마지막에 모압의 영광이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한다. 세상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말씀은 영원하다. 우리의 삶도 사라질 것을 붙드는 인생이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 위에 세워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