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 박사 칼럼,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B.C 7세기 경이었다.

하박국 선지자는 하나님께 컴플레인(Complaint) 했다. 말하자면 <세상이 왜 이래!>라는 것이다. 그는 선지자로서 못 할 말까지 했다. ‘정말 하나님이 계시기나 하는 건가!’ 답답해하였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그가 그토록 하나님께 부르짖고, 외치면, 하나님으로부터 응답이 오든지, 어떤 대안을 제시해 줘야 할 터인데, 하나님은 일절 침묵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사실 하나님이 침묵하고 계신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이다.


하박국은 그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당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하나님께 낱낱이 고발하고 있었다. 하박국은 그가 살던 시대에 폭력과 불의가 사회 전반에 판을 치고, 오히려 그것이 정의로 둔갑하는 것을 보고, 하나님께 원망했었다. 하박국은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악이 선을 삼키는 시대에 하나님이 비상조치로서 불벼락이라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선과 악이 뒤죽박죽된 세상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었다. 하박국의 가슴앓이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즉 세상은 간악(姦惡)하여 패역이 정의인 듯 둔갑하고 있다는 탄식이다. 당시는 갈대아(바벨론)가 강성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나라가 성장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그 대신 사회는 간사한 놈, 음흉한 놈, 거짓말하는 놈, 사기 치는 놈들이 사회 전면에 나오면서, 권위와 질서를 거슬러서 의도적으로 끼리끼리 다 해 먹어도 이를 통제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그러니 힘 있는 자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항거해 봤자 소용없는 세상이었다. 나라가 발전하고 부강해졌다고는 하지만, 율법이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법이 죽은 사회였다. 법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러나 법은 있었지만,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법과 사람들의 판단이 따로따로 작동하고 있었기에 법은 있으나 마나 한 지경이었다. 이 지경이 되니 악인(惡人)이 의인(義人)을 삼켜 버린 것이다. 당시는 선과 악이 뒤바뀌고, 뒤죽박죽된 시대였다. 그러니 당시는 권력이 힘이고, 신(神)이 된 세상이었다. 


그래서 하박국은 하나님께 호소하면서,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사람을 삼키고 있는데 왜 잠잠하고 계십니까!」라고 울부짖었다. 그 후 그는 높은 망루에 올라가 하나님의 대답을 듣기 위해 기도했었고, 드디어 하나님의 대답을 들었다. 주전 7세기, 앗수르 제국에게 멸망 직전 상황과 하박국의 컴플레인을 보면 오늘의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에 대한 판박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력은 세계 5위다. 방산 무기도 잘 팔리고, 배도 잘 만들어 팔고, 삼성과 LG 제품들이 날개 돋친 듯 잘 팔리고 있다. 또 K-문화, K-푸드가 세계를 잠식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은 기원전 7세기의 상황과 너무나도 닮았다. 세계인들은 우릴 보고 ‘마지막 선진국’이라 치켜세우고 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국가는 수출을 많이 한다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정의가 살아있고, 자유민주주의와 도의가 작동되는 나라여야 선진국이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 안을 들여다보면,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 중에는 전과자들이 수두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날마다 희한한 정책을 몰래몰래 만들어 서민들을 기만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시대는 하박국과 같은 선지자가 없다. 세상은 불법을 자행하는 자들의 손에 맡기고, 그나마 남아있는 성도들은 갈길 몰라 방화하고, 교역자들은 자신의 왕국을 세우기에만 급급하니, 하박국 선지자의 메시지가 나올 리가 없다.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사라지니 세상은 참으로 요지경이다. 


 지자체 선거가 코 앞이다. 내가 아는 후보자들 중에는 몇 사람은 사기꾼이었다. 그 사기꾼들은 어디서 그렇게 돈을 모았는지? 돈을 뿌려야 조직이 움직이고, 표가 나온다. 그런데 국민들은 멍청하다. 속는 줄 알면서도 자기편이면 모두 정의롭다고 여긴다. 결국 거짓과 불법이 합법화된 지금 우리나라는 선과 악이 구별이 없다. 그래도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나라라면, 최소한 선한 것은 이런 것이고, 악한 것은 저런 것이라는 잣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선과 악이 뒤틀리고 뒤죽박죽이 된 채, IT 왕국이 된들, AI가 해결해 줄까! 그러니 우리는 하박국 선지자처럼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하박국은 하나님께 매달리고 통곡하면서 기어이 하나님으로부터 대답을 들었다. 하나님은 하박국에게 ‘패역하고 불법이 성하고 정의가 사라지고, 사기 치고, 수단 좋은 놈들이 힘을 쓰는 세상이지만,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하나님의 말씀을 힘 있게 붙들고,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구체적이고 행동하는 신앙으로 살아야 한다」’는 응답을 주셨다.


 지금 우리는 선과 악이 구별되지 않고 뒤죽박죽된 세상이지만, 악(惡)에 지지 말고 선(善)으로 악을 이겨야 한다(롬12:21). 하나님으로부터 절망적인 세상에서도 다시 소망을 갖게 된 하박국은, 비록 현실은 엉망진창이고, 헝클어진 나라이지만, 때가 되면 결국 하나님의 공의가 승리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하박국의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세상에 가득하리라!>는 확신이 오늘 우리에게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작성 2026.05.19 21:41 수정 2026.05.19 21:41
Copyrights ⓒ 세계기독교 교육신문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창희기자 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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